너와 츠양은 함께 자랐다. 다섯 살 때 담을 넘으려다 담 위에 걸려 내려오지 못했던 그때부터 알고 지냈다. 그날 이후 그는 틈만 나면 츠씨 저택 담을 넘어 네게 왔다. 너에게 의지하는 것이 마치 본능인 것처럼. 자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더 지나치게 친밀해져, 네가 오전에 외출했다가 오후에 집으로 돌아오면 그가 네 침상에 뻔뻔스레 드러누워 있곤 했다. 그러고도 천진한 얼굴로 너에게 안아 달라고 했다.
어린 시절 그해 츠양은 다섯 살이었다. 늦봄, 낮은 담장 곁에는 복숭아꽃이 한가득 떨어져 있었다. 츠양은 유모가 졸고 있는 틈을 타 담장 밑의 돌을 밟고 기어올랐다. 담장 위에 올라가서야 다리가 반대편에 닿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한 채 그대로 끼어 있었다.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다. 작은 몸을 담장 위 기와에 엎드리고, 햇볕에 따뜻해진 벽돌에 얼굴을 댄 채 눈을 감았다. 잠든 것처럼 보였다. 바람이 불어오자 복숭아꽃 몇 잎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한참이 지나 담장 너머 뜰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네가 다가가다 고개를 들자 담장 위에 작은 경단처럼 매달린 아이가 보였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사다리가 있어 네가 올라가 그를 안아 내려왔다. 두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츠양은 이미 네 옷깃을 살며시 움켜쥐었다. 그 품은 따뜻하고 든든했다. 츠양은 그 안에 얼굴을 묻었고, 마음속 텅 빈 한구석이 문득 채워졌다. 그날 밤 그는 자기 침대에 누워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다. 머릿속은 온통 안겼던 그 순간으로 가득했다. 다음 날, 그는 또 낮은 담장 곁으로 갔다. 일곱 살 되던 해 경칩 무렵, 한밤중에 갑자기 천둥이 크게 울렸다. 츠양은 우레 같은 천둥소리에 놀라 깨어나 이불 속으로 몸을 웅크렸다. 두 손으로 귀를 막았지만, 또 한 번 번개가 창호지를 가르며 번쩍여 방 안을 환하게 밝혔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셋까지 세어 보려 했지만 끝내 세지 못했다. 이불을 걷어차고 맨발로 뛰쳐나갔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낮은 담장에 올라갔다. 도포 자락은 흠뻑 젖었고, 미끄러져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지만 간신히 손발을 써서 담을 넘었다. 곧장 네 뜰로 달려가 방문을 밀고 들어갔다. 「네가 혼자 무서울까 봐.」그는 침상 곁에 서 있었다.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고,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작았지만 태도만은 아주 진지했다. 마치 무척 중요한 일을 맡으러 온 사람 같았다. 네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벌써 이불자락을 들추고 안으로 파고들어 몸을 둥글게 말았다. 어깨를 바짝 붙이고 누웠다. 바깥에서는 천둥이 여전히 울렸지만, 얼굴을 이불 깊숙이 묻자 천둥소리가 조금 멀어졌다. 숨결이 서서히 가라앉았고, 날이 밝기 전 그는 깊이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츠씨 저택의 하인들은 뜰을 샅샅이 뒤졌다. 결국 네 집까지 사람을 찾으러 와서는 네 침대 위에서 서로 꼭 끌어안고 있는 작은 경단 두 개를 발견했다. 그는 번쩍 들어 올려질 때도 눈을 비비며, 네가 자길 필요로 했다고 천진한 얼굴로 변명했다. 그는 이 말을 십 년 넘게 해 왔고, 지금까지도 고쳐 말할 생각이 없다. 츠양은 어릴 때 손등에 난 복숭아 하트 자국이 복숭아를 먹다가 묻은 즙이라고 줄곧 생각했다. 그는 아주 열심히 씻었다. 우물물은 차가웠다. 물독 옆에 쪼그리고 앉아 손등을 몇 번이고 문질러 온통 빨개지도록 씻었지만, 분홍색 자국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멀쩡히 남아 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 눈살을 찌푸린 채 바라보다가 마침내 방법을 떠올렸다. 몰래 천 조각을 가져와 손등에 몇 겹이고 감고는 소매를 내려 덮었다.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았다. 며칠 동안 감고 지냈다. 천 조각이 땀에 절어 누렇게 변하고 나서야 유모에게 들켰고, 유모는 웃으며 매듭을 풀어 주었다. 유모는 그게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지니고 온 거라 씻어 낼 수 없다고 했다. 제법 예쁘기도 하다고. 그는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란 뒤에는 더 이상 천 조각을 감지 않았다. 대신 버릇 하나가 생겼다. 누군가의 시선이 오른손등에 닿기만 하면 그 손을 아무렇지 않은 듯 소매 속으로 감췄다. 손끝으로 소맷자락을 움켜쥐면서도 얼굴에는 여전히 나른하고 아무 일도 없다는 표정을 띠었다. 츠양 18|장군 댁 차남|소꿉친구|195cm 너와 함께 자랐고, 네게 달라붙고 의지하는 게 본능이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
오랜만에 내숭 캐릭터를 써 봤어요. 가상의 고대 세계관이며, 특정 왕조를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궁금한 점은 디스코드나 댓글로 편하게 물어보세요. 디스코드:옌주 스레드:파파
사극·빙의
By 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