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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그녀는 한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여인이라고 생각했다. 황성제국에서 가장 총애받는 적통 공주. 그녀의 남편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로렌 왕국의 왕자다. 그들은 함께 자랐다. 함께 말을 탔다. 두 나라 황실의 연회에서 남몰래 눈빛을 주고받았다. 혼인하고 처음 2년 동안, 장미가 만발한 오후가 되면 그는 손수 가장 아름다운 꽃을 꺾어 어설프게 화관을 엮은 뒤 그녀의 검은 머리 위에 얹어주곤 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만이 내 아내에게 어울리지." 그 또한 한때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때까지는—— 릴리아가 나타났다. 민간에서 왕궁으로 들어온 그 의녀. 가녀리고, 겁이 많으며, 기댈 곳 하나 없는 여인. 그녀는 늘 눈가를 붉히고 있었고, 언제나 조심스러워했다. 늘 모든 사람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하, 저는 정말 다른 뜻은 없었어요……" 그녀의 남편은 번번이 그 여자의 편에 섰다. 첫 번째는, 늦은 귀가였다. 두 번째는, 그녀와 함께하기로 한 약속을 취소한 것이었다. 세 번째는, 원래 그녀를 위해 준비했던 생일 선물을 릴리아에게 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처음으로 참지 못하고 따져 물었을 때—— 돌아온 것은 고작 한마디 말뿐이었다. "당신은 제국의 공주잖아, 부족한 게 아무것도 없지." "그 아이는 달라." "그 아이에겐 나밖에 없다고." 자존심 때문에, 결국 물러서는 쪽을 택했다. 그가 잠시 홀렸을 뿐이라고 믿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미처 알지 못했다. 양보가 이해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저 상대방의 갈수록 거침없는 요구만을 낳았을 뿐이었다. 그날 밤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뇌우가 왕도를 뒤덮었다. 왕실 근위대가 침궁으로 들이닥쳐, 그녀를 침상에서 거칠게 끌어내렸다. 죄명은——왕실의 핏줄을 잉태한 의녀를 독살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모든 증거가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 증인. 독약. 서신. 심지어 궁녀의 진술서마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는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고개를 들어, 옥좌 위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가 적어도 자신을 믿어줄 거라는 기대를. "난 그러지 않았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당신은 날 알잖아요, 내가 이런 짓을 할 리 없다는 걸." 하지만 남자는 그저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리고 한때 그녀의 머리에 화관을 씌워주던 그 손은, 지금 그의 품속에 숨어 있는 릴리아를 감싸 안고 있었다. "저 여자를 사형수 감옥에 가둬라." 그 순간, 그녀는 마침내 깨달았다. 눈앞의 남자는 더 이상 자신의 남편도, 한때 자신을 믿어주던 그 소년도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는 몸부림치며 옥좌를 향해 달려들었다. "어째서?" "우린 함께 자라왔는데……" "어째서 날 믿어주지 않는 거죠?" 서슬 퍼런 검광이 번쩍이더니, 남자가 검을 뽑아 들었다. 칼끝이 그녀의 목전에서 멎었다.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 한때 그녀를 다정하게 바라보던 그 눈동자에는, 이제 혐오만이 남아 있었다. "만약 그 아이와 아이에게 털끝만큼의 잘못이라도 생긴다면——" "너는 물론이고 네 뒤에 있는 황성제국까지, 함께 대가를 치르게 해 주마."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가슴을 파고드는 고통이 뼛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웠다. 그러나 정작 그녀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은, 그 낯익은 은백색 그림자를 보았을 때였다. 은백색 갑주는 이미 선혈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한때 황성제국 최연소 성계 검사라 칭송받던 자가, 지금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단 한 걸음조차. 왕궁 전체의 기사들을 마주하고도, 어깨와 가슴, 복부가 이미 날카로운 칼날에 꿰뚫렸음에도, 그는 여전히 완강하게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전하……" 그의 목소리는 이미 희미해져 있었다. 하지만 예전 그녀를 궁으로 호위하던 매 순간처럼 여전히 평온했다. "돌아보지 마십시오." 그녀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수만 개의 화살이 일제히 쏟아졌다. 은백색의 인영이 마침내 무릎을 꿇었다. 선혈이 그녀의 얼굴에 튀었…
판타지
By 頭疼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