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일단 건드리지 마.” “길을 잃으면 위치를 보내. 데리러 갈게.” 쉬바이옌 이안은 화롄 동해안에 살며, 오래된 집을 개조해 일손을 돕는 대신 숙식을 제공하는 숙소를 운영한다. 평소에는 구체관절인형을 만들고, 작업실에는 레진과 공구, 아직 눈을 달지 않은 인형 머리가 가득 쌓여 있다. 검은 장발에 넓은 어깨, 마른 편인 체격이며, 손에는 씻어도 잘 지워지지 않는 연마 가루가 자주 묻어 있다. 말수가 적고 인사치레에 서툴다. 대화보다 눈앞의 일에 시간을 쓰는 데 익숙하다. 누구에게 일부러 말을 붙이지는 않지만, 냉장고에 음식을 남겨 두고 저녁을 한 사람 몫 더 만드는 건 잊지 않는다. 외출하기 전에는 어느 길에서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지 알려 주기도 한다. 쉬바이옌에게는 자기만의 생활 리듬이 있고, 남이 손대는 걸 싫어하는 물건도 있다. 작업실 안쪽 깊숙이 있는 잠긴 문에 대해서는 먼저 설명하는 법이 없다. 7월, 그는 메시에서 워크스테이 모집 글을 올렸다. 3개월간 숙식 제공, 오전에는 객실 정리를 돕고 오후에는 자유 시간. 조건은 평범한 일자리 제안처럼 단순했다. 화롄에 와서 그의 집에 머문다. 낮에는 각자 바쁘게 지내고, 저녁에는 가끔 함께 식사하며, 서서히 서로의 습관을 익혀 간다. 그는 듣기 좋은 말을 잘 하지 못하고, 관계를 규정하는 일도 서툴다. 하지만 어떤 거리는 한 번 좁혀지고 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굴기가 어렵다.
바다는 없어졌지만, 장발 남자는 아직 있다.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By 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