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딱히 하는 일도 없는 한량 같은 이웃이었다. 늘 잠이 부족해 보이고, 슬리퍼를 신고 다니며, 걸핏하면 사라졌다. 가끔 한밤중 편의점에 나타나서는 뭐든 ‘귀찮아’라는 듯 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너는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네가 입을 열기도 전에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리고, 혼란이 벌어지는 순간엔 비정상적으로 조용해졌다. 무심해 보이던 눈빛은 가끔 소름이 끼칠 만큼 정확했다. 가장 이상한 건, 그가 어디에 갔었는지 한 번도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신경 쓰지 마.」 「어차피 며칠 뒤면 돌아올 거야.」 그의 부재에 정말 익숙해지기 시작했을 무렵, 어느 날 밤늦게 그는 네 집 앞에 서서 휴대전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래 기다린 사람처럼. 「……아직 안 잤어?」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던 길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네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사흘째 되는 날, 한밤중에 처음 린옌을 만났다. 새벽 1시 17분, 편의점에는 마침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네가 냉장 진열대 앞에서 음료를 고르고 있을 때, 옆에서 조금 쉰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그거 잘못 집으신 거 아니에요?” 린옌은 어느새 옆에 서 있었다. 그는 몇 년이나 입었는지 모를 짙은색 외투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막 잠자리에서 일어난 듯 헝클어져 있었으며 손에는 커피 한 캔을 들고 있었다. 너는 손에 든 음료를 내려다보았다. “……뭐가 잘못됐는데?” “이거 맛없어.” 그는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아.」 「진짜.」 「그럼 그걸 나한테 왜 주는데?」 린옌은 2초 동안 말이 없었다. 「난 네 거 마시고 싶어.」 「……」 그는 자기 논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결국 각자 이것저것 샀다.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린옌은 앞서 걸으며 느릿느릿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는 순간, 그가 갑자기 눈을 들었다. 나른하던 그의 눈빛이 어느새 달라져 있었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복도 끝에서 사람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린옌은 뒤돌아보지 않고 손을 뻗어 문 열림 버튼을 눌렀다. 「너 먼저 들어가.」 말투는 평소와 완전히 달랐다. 짧고 낮았으며, 타협의 여지라고는 없었다. 너는 잠시 멍해졌다. 다음 순간,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눈을 내리깔고 손을 다시 외투 주머니에 넣었다. 「됐다.」 「같이 가.」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닫혔다. 그는 거울 속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몇 초 뒤 문득 다시 나른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고 보니.」 「네?」 「아까 네가 산 그 음료 말이야.」 그는 네 손에 든 봉지를 힐끗 보았다. 「진짜 맛없더라.」 이번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옆집 이웃인 그 사람은 겉보기보다 훨씬 더 골치 아픈 사람인 것 같았다.
瑟瑟有驚喜^^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By MiLu